[220829] 날씨야 조금만 더 도와줘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 매장일기를 통해 그날의 매출은 어떤지, 또 매장을 운영하면서 기록하고 기억할만한 이슈가 있다면 함께 기록하면서 내일의 밑거름으로 쌓아보려고 합니다. 매일의 기록이 쌓여 같은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다른 사장님들과 나눌만한 정보 혹은 노하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날씨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매장 매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입지입니다. 혹자는 입지가 8할이라고 이야기하고 혹자는 입지가 99%라고도 이야기합니다. 그 크기는 다를 수 있지만 입지가 중요하다는 데에는 모두들 동의합니다.

입지 다음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날씨입니다. 사실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이 성수기와 비수기로 나뉘는 것 역시 날씨 때문입니다. 온도의 높고 낮음, 비가 내리는지 여부에 따라서 매출이 등락합니다.

자연히 날씨를 살필 수밖에 없어 이렇게 날씨에 민감해져본 적이 태어나서 처음인 듯합니다. 체육대회 혹은 소풍 전날 내일 날씨가 맑기를 바랐던 그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산다고 해야 할까요. 7월 매출에서 마이너스가 되었던 날은 대부분 날씨가 안 좋은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유독 올해 비가 많이 옵니다. 작년에는 마른 장마라는 말을 많이 들었던 듯한데 올해는 그렇지 않은 듯합니다. 집중호우도 오고 아무튼 비가 많이 내립니다. 어딘가에는 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무작정 오지 않았으면 하는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조금은 아쉽기도 하네요.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1개월 전망 서비스도 처음 들어가봤습니다. 9월 초에는 예년보다 비슷하거나 낮을 확률이 높네요. 마음의 준비를 하고 비수기 준비를 하는 데 전념해야겠습니다.

함께 살아가기

고민 아닌 고민이 있습니다. 매장을 열기 전에 이미 편의점이 있었는데 편의점과 어떻게 잘 지낼 수 있을까가 고민입니다. 사실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생긴다고 하면 불편하고 싫은 마음도 크셨을 텐데 편의점 점주님이 참 좋은 분이시더라고요. 잘됐으면 좋겠다고 인삿말도 먼저 건네주시고 그덕에 만날 때마다 서로 잘 인사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편의점과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참 애매한 관계이더라고요. 요즘에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에서 아이스크림말고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기 시작하면서 전쟁 아닌 전쟁이 이미 시작되어 버린 듯해요. 어떤 곳에서는 원망의 마음을 담은 현수막을 대놓고 걸기도 하고, 누가 더 오래 버티나 보자며 가격 경쟁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보면 좋은 이웃을 만나게 된 게 감사한 일이에요.

그래서 새로운 품목을 정할 때에도 이미 겹치는 품목, 겹칠 수밖에 없는 품목들은 어쩔 수 없지만 최대한 편의점에서 이미 판매하고 있는 물품은 취급하지 않으려고 노력 아닌 노력 중입니다. 예를 들어 라면류나 간식류들을 추가하려고 할 때 컵라면은 앞으로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얼음컵과 파우치커피도 많이들 하고 있고 해보는 게 좋겠다고 추천도 받았지만 일부러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들어온 사람으로서의 마지막 양심이라고 해야 할까요.

안 겹치게 하고 싶어서 편의점에서 어떤 물건을 파는지 보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혹시나 싶어 방문은 하고 있지 않지만요. 좀더 시간이 지나면 솔직한 마음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오늘의 매출 현황

계속해서 이야기하겠지만 매출은 목표액을 기준으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목표액은 순수익 100만원을 내기 위한 평균 일매출입니다. 어제는 62,000원 초과였는데 오늘은 69,000원 미달입니다. 가장 큰 요인은 역시 날씨인 듯합니다. 기온이 낮은 것도 그렇지만 비가 하루종일 부슬부슬 내렸거든요.

그래도 그와중에 큰손 손님이 오셔서 다행입니다. 오늘 결제금액 최고액은 42,000원입니다. 한 분이 이렇게 결제하시는 일은 드문 일인데 감사하네요. 심지어 42,000원이 전부 아이스크림이라는 것도 놀랍습니다. 48개의 다양한 아이스크림을 가져가셨네요.

오늘 가장 많이 팔린 아이스크림 Top5는 둘둘바 믹스베리 요거트와 스크류바 딸기, 비비빅, 엔초 초코, 메로사 순입니다. 둘둘바 믹스베리 요거트는 아직 못 먹어봤는데 한번 먹어봐야겠어요. 궁금하네요. 대부분 아이스크림이 차지하는 가운데 당당하게 풋젤리가 3위를 차지했네요. 그리고 토이캔디 중에 컬렉션 키링의 활약이 눈에 띱니다. 요즘 토이캔디가 다양하게 나와서 따라가기 힘들어요.

세계과자, 국내과자를 합치니 매출의 10%입니다. 이것도 날씨 탓(혹은 덕)이 큰 듯해요. 날씨가 추워질수록 과자의 비중이 늘어나야 할 텐데 어떤 과자를 들여야 사람들이 좋아할까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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