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830] 마라맛 하루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 매장일기를 통해 그날의 매출은 어떤지, 또 매장을 운영하면서 기록하고 기억할만한 이슈가 있다면 함께 기록하면서 내일의 밑거름으로 쌓아보려고 합니다. 매일의 기록이 쌓여 같은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다른 사장님들과 나눌만한 정보 혹은 노하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어제 매장일기에서 날씨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입지 다음으로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게 날씨라고 말이에요. 올해 비가 많이 내린다고 생각은 했지만 비뿐 아니라 기온까지 낮아지니 정말 아이스크림 매출이 이럴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네요. 어느새 거리에 긴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도 눈에 띕니다. 저도 오늘은 가디건 하나 들고 다니면서 서늘하다 싶을 때 입었네요. 아직 8월인데 말이에요.
뭐라고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생각하다가 ‘마라맛’이 떠올랐습니다. 사실 마라탕을 한 번도 먹어본 적도 없지만 그냥 어떤 느낌인지는 알겠어서요. 쉽지 않은 하루였기에 마라맛이라고 표현해도 될 듯해요.
다같이 돌자 거래처 한 바퀴
오늘은 매장을 방문하는 대신 거래처들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아이스크림은 대리점에서 알아서 채워주고 진열도 해주지만 다른 것들은 직접 구입하고 진열해야 합니다.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것들도 있지만 급하거나 더 가격이 괜찮을 때에는 오프라인 도매처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내일 밀키트와 마카롱을 판매하기 위한 냉동고가 들어오기로 했습니다. 냉동고는 밀키트를 납품받는 업체를 통해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넷 판매가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어서 냉동고 설치하면서 바로 제품 진열까지 할 수 있게 업체에서 구입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매장에 오래 있어야 할 듯해서 오늘은 매장에 가지 않고 진열한 상품 준비를 하기로 했지요.
돌다보니 과자, 음료 등을 구입하는 거래처는 5군데, 문구 거래처 1군데 총 6군데를 방문했어요. 아직 초짜이다보니 어디에서 어떤 상품을 판매하는지도 더 파악해야 하고 가격도 비교해봐야 하고요. 덕분에 매장은 계속해서 변화+변신하고 있습니다.
심사숙고
비수기를 준비하고 매출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제품들을 들이기로 했습니다. 어떤 제품을 들여야 하나 고심하다가 밀키트와 마카롱을 선택했습니다. 처음에는 냉장 밀키트를 생각하다가 냉장고 공간이 넉넉하지 않기도 하고 유통기한이 짧기 때문에 우선은 냉동 밀키트를 먼저 취급해 보기로 했습니다.
냉동 밀키트 매출이 괜찮으면 냉장도 생각해 보려고요. 수많은 업체들을 살펴보면서 가격대가 맞는 업체들을 우선 추렸습니다. 그리고 업체에서 샘플을 받아 며칠에 나눠 먹어보면서 가족이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마카롱도 마찬가지입니다. 업체에서 샘플을 받아서 먹어보고 어떤 맛을 주문할지 정했습니다.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을 하기로 결정하고 매장을 오픈하기까지 1달이 채 안 걸렸는데 밀키트와 마카롱 업체를 선정하는 데 그만큼의 시간이 걸린 듯하네요. ‘팔릴 만한’ 상품을 들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더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고 해야 할까요. 따로 창고도 없고 집에 무작정 쌓아둘 수도 없기 때문에 재고를 많이 만들어선 안 되더라고요. 특히나 유통기한이 오래지 않은 상품들은 더더욱이요. 신중하게 심사숙고해서 결정했기 때문에 그만큼 유의미한 매출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매장 이야기
매출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마라맛이라고 말씀드렸죠? 오늘은 188,000원 미달입니다. 어제도 62,000원 미달이었는데 참 마음이 아프네요. 비수기 매출 미리보기 했다고 생각해야 하는 건지.
전체 매출액도 낮지만 최고 매출액도 14,300원입니다. 오늘의 아이스크림 Top5는 본젤라또 녹차초코바, 롤링바, 떡붕어싸만코, 생귤탱귤 감귤, 돼지바 블랙입니다. 본젤라또 아이스크림은 600원에 판매되는 바인데 잘 나가는 아이스크림 중 하나입니다. 먹어봤는데 맛이 괜찮더라고요. 베리딸기바와 녹차초코바가 있는데 베리딸기바는 가운데에 잼처럼 달콤하게 들어있고, 녹차초코바는 초코케이크같은 게 들어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녹차를 안 먹는데도 녹차초코바가 맛있더라고요.
아이스크림 외에는 어제처럼 포켓몬 컬렉션키링이 그나마(!) 잘 팔리고 스티커와 딱지 등 완구류가 나갔습니다. 음료수와 안주류가 부진한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좀 낫길! 기대하며 아쉬운 마음 안고 하루를 마무리해 봅니다.